Q.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 왜 저한텐 그렇게 안해주세요? 왜 자꾸 상황은 점점 노답이 되는건가요?
A.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Q. 아니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세요. 지금 제가 처한 상황이 -TMI처리- 하다니까요? 분명 저한테 고린도전서 말씀 보여주시면서 이루실 것을 약속하셨는데, 솔직히 지금은 하나님 아무것도 안하고 계시잖아요. 침묵하지 마세요.
A. 내가 주는 힘으로 열심히 회개하라.
회개.. 도무지 무엇을 회개해야 할 지 몰라 생각씨름에 잠겼다. 지금 기도하지 않으면 또 내일 감사 없이 살아가게 될 것 같아 공부방에 들어가 기도했다.
“저 지금 기도할거에요. 기도하고 말씀 묵상할거니까 제발 제게 답을 좀 주세요.”
운을 떼자 마자 내가 얼마나 초라한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내 힘으로 아등바등 질질 끌며 살았는지 온 몸으로 느껴졌다. 오후에 묵상한 욥기에서 하나님은 천태만상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며, 나는 그 털 끝도 건드릴 수 없고 그의 주권에 개입할 수 없는 절대적 순종의 입장에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했었는데, 이 사실이 다시 기억나면서 (오후의 묵상을 잊어버린 대단한 기억력!) 회개 기도를 시작했다.
기도를 간략 정리해보자면:
1. 하나님은 만물의 주관자이시니, 복음이 전해지는 것 또한 그분의 주관하심이다. 인간은 21세기 최악의 재앙에 발이 묶여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메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도 하나님 계획 아래에 말씀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는 것인데, 역할이 어떻든 간 나도 그 일에 동참하고 싶다.
2. 도전 중인 일에 어려움이 너무도 많다. 이건 내가 절대 넘을 수 없는 산이다. 너무 두렵고 무섭다. 그러니까 그냥 다 주님께 맡기자. 내 힘은 전부 다 덜고 하나님 힘과 지혜만 잔뜩 들어가게 하자.
이렇게 기도하니 이제 좀 마음이 평온해지나 싶었는데, 눈 뜨니 다시 현실이 보였다. 또다시 마음이 쪼그라든다. 엉엉. 그리고 펼친 성경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약속이 있었다.
기도에 대한 모든 답이 이사야서 40-41장에 다 담겨 있었다. 3월 중순 자소서 쓸 때 열심히 묵상하던 이사야를 다시 핀 것 뿐이었는데, 참 이상하다. 같은 문자를 읽어도 3월에 느꼈던 것과 지금 느끼는 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때는 미약하고 지금은 강하다는 강도의 차이가 아닌,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의 결이 달랐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말씀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을 뿐인데 이렇게 모든 상황의 돌파구와 생명샘이 되어준다.
지금 자고 이따 아침에 일어나면 내 머리는 다시 리셋되어 같은 것에 불안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꾸준한 묵상이 필요한 것이다. 예전에 정한간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기억난다. 부르심은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부르심이라고. 묵상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한 번의 묵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묵상과 교제가 필요한 것 같다. 그게 참 어렵다!ㅋㅋㅋㅋ 그러나 다시 비참에 빠지지 않으려면 내일도 반드시 말씀을 읽고 기도를 해야겠지. 만나를 매일매일 모으고 먹을 수 있기를, 그래서 앞으로 다가올 더 큰 풍파에도 넉넉히 이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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